전쟁은 인류 역사에서 피할 수 없는 요소였으며, 전쟁 중 식량 확보는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군인과 민간인을 위한 저장성이 뛰어나고 영양가 높은 음식이 필요했으며, 이로 인해 다양한 전쟁식이 개발되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일부 전쟁 음식은 대중화되거나 현대적인 형태로 발전해 오늘날까지도 우리의 식탁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쟁 속에서 탄생한 음식과 그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겠습니다.
전쟁이 만든 생존식 – 군인과 민간인을 위한 전시 식량
전쟁 중 식량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보존이 용이하고, 간편하며, 영양이 풍부한 음식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전시 상황에서 탄생한 몇 가지 대표적인 음식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 전투식량(Ration) – 군인들을 위한 식사 혁신
전쟁 중 군인들은 전장에서 오랜 시간 싸워야 했기 때문에 휴대성과 보존성이 뛰어난 음식이 필요했습니다.
하드택(Hardtack):
미국 남북전쟁(1861~1865) 당시, 군인들이 먹던 딱딱한 비스킷 같은 건빵입니다. 밀가루와 물로만 만들어져 단단하고 오래 보관할 수 있었지만, 너무 딱딱해서 "치아 파괴자(Tooth Breaker)"라는 별명이 있었습니다.
C-레이션(C-Ration) & K-레이션(K-Ration):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군이 사용한 전투식량으로, 통조림(스팸, 고기 스튜 등)과 함께 비스킷, 초콜릿, 커피, 껌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K-레이션은 특히 공수부대원 및 특수작전 부대원들이 휴대하기 쉽도록 개발되었습니다.
2) 건조 및 인스턴트 음식의 탄생
전쟁 중 신선한 식재료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건조 및 인스턴트 음식이 발달했습니다.
라면(Instant Ramen):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에서 안도 모모후쿠가 전쟁 중 식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했습니다.
튀긴 면을 활용하여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며, 뜨거운 물만 부으면 쉽게 조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분유 & 인스턴트 커피:
미국에서 제2차 세계대전 중 네슬레(Nestlé)가 개발한 인스턴트 커피는 군인들에게 빠르게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중요한 음료였습니다.
분유는 신선한 우유를 구할 수 없는 전쟁 상황에서 대체재로 사용되었습니다.
3) 스팸(SPAM) – 전쟁이 만든 대표적인 가공육
1937년 미국의 호멜 푸드(Hormel Foods)에서 개발한 스팸(통조림 햄)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군의 전투식량으로 사용되면서 대중화되었습니다.
보관이 용이하고, 조리가 간편하며, 단백질 공급원이 풍부하여 전쟁 후 한국, 일본, 필리핀, 하와이 등지에서 국민 음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스팸이 부대찌개로 발전하며 전쟁 음식이 대중 음식으로 변한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대중화된 음식
전쟁 후에도 일부 전시 음식은 대중들에게 익숙해지며 현대적인 레시피로 변화하거나 다양한 나라에서 사랑받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1) 부대찌개 – 한국전쟁이 만든 독특한 요리
한국전쟁(1950~1953) 당시, 미군 부대에서 나오는 햄, 소시지, 통조림 식품 등을 활용하여 만든 음식이 바로 부대찌개입니다.
전쟁 후 가난했던 시절, 남은 군수품 식량을 활용해 김치, 고추장과 함께 끓여 먹던 것이 발전하여 오늘날의 부대찌개가 되었습니다.
현재는 떡, 치즈, 라면 사리를 추가하여 퓨전 요리로 발전했습니다.
2) 크로켓(Croquette) – 나폴레옹 전쟁이 만든 프랑스 요리
1815) 당시, 남은 음식물(감자, 고기, 치즈 등)을 버리지 않고 튀겨서 만든 음식이 바로 크로켓입니다.
이후 유럽 각국으로 퍼져 네덜란드(크로켓), 일본(고로케) 등지에서 다양한 버전으로 발전했습니다.
3) 프렌치토스트 – 유럽 전쟁 중 만들어진 절약 요리
중세 유럽 전쟁 당시, 귀중한 빵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계란과 우유를 묻혀 튀긴 것이 바로 프렌치토스트의 기원입니다.
이후 달콤한 시럽과 과일을 곁들여 디저트로 발전하였습니다.
전쟁이 바꾼 식문화 – 글로벌화된 음식 트렌드
전쟁은 단순히 음식 개발뿐만 아니라 식문화의 세계화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1) 패스트푸드와 전쟁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군 주둔지 주변에서 패스트푸드 문화가 급속도로 확산되었습니다.
특히 햄버거, 핫도그, 피자 등 간편하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인기를 얻으며 세계 곳곳으로 퍼졌습니다.
2) 초콜릿과 군대
M&M 초콜릿은 미군이 야전에서 쉽게 휴대하고 먹을 수 있도록 개발한 초콜릿으로, 오늘날까지 인기 있는 간식이 되었습니다.
군대에서 즐겨 먹던 초콜릿 바(스니커즈, 킷캣 등)도 전쟁 후 대중화되었습니다.
3) 전쟁과 보존 식품의 발전
냉동 기술과 통조림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대인의 식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전쟁 후 식품 가공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며, 냉동식품과 레토르트 식품(즉석요리)이 보편화되었습니다.
전쟁은 식량 부족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새로운 음식과 보존 기술을 탄생시켰습니다.
전투식량과 가공식품(스팸, 건빵, 라면)은 전쟁 중 개발되었지만, 이후 대중화되었습니다.
부대찌개, 크로켓, 프렌치토스트처럼 전쟁 속에서 생존을 위해 만들어진 음식이 현대의 인기 음식으로 발전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패스트푸드와 보존 식품이 발전하며 전 세계적인 식문화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전쟁은 인류에게 큰 고통을 주었지만, 그 과정에서 생존을 위한 지혜가 음식의 형태로 남아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음번에 스팸이나 라면을 먹을 때, 그 속에 담긴 역사적인 의미를 한 번 떠올려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