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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유령 도시 여행 – 버려진 장소들의 이야기

by 모이윤 2025. 2. 20.

인류가 남긴 도시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화합니다. 어떤 곳은 번성하여 현대적인 도시로 발전했지만, 어떤 곳은 다양한 이유로 버려지고 시간이 멈춘 듯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령 도시(Ghost Town)’들은 마치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여행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유령 도시 중 체르노빌(우크라이나), 콜만스콥(나미비아), 하시마섬(일본)을 소개하며, 그 역사와 현재의 모습, 여행 시 주의할 점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전 세계의 유령 도시 여행 – 버려진 장소들의 이야기
전 세계의 유령 도시 여행 – 버려진 장소들의 이야기

체르노빌과 프리피야트(우크라이나) –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가 남긴 도시

1) 체르노빌 사고와 프리피야트의 운명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당시 소련)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전 재앙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사고 직후 치명적인 방사능 누출로 인해 체르노빌과 인근의 프리피야트(Pripyat) 도시 전체가 즉시 폐쇄되었습니다.
약 5만 명의 주민이 단 몇 시간 만에 강제 대피했으며, 이후로 이곳은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 도시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건물 곳곳에는 사람들이 갑자기 떠난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 시간이 멈춘 듯한 기이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2) 프리피야트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
프리피야트는 당시 최첨단의 도시로 설계되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버려진 상태입니다. 가장 유명한 장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유령 관람차(Wheel of Ghosts)

당시 놀이공원의 대표적인 시설이었던 대형 관람차는 체르노빌 사고 후 단 한 번도 운영되지 못한 채 녹슬어 방치되었습니다.
이제는 도시의 상징적인 사진 명소가 되었으며, 거대한 바퀴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버려진 학교와 병원

책상 위에 펼쳐진 교과서, 버려진 인형과 장난감 등은 도시가 급하게 버려졌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특히 병원 내부에는 당시의 장비들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방사능 보호복과 오염된 의료 장비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원자로 4호기와 사르코파구스

원전 사고가 발생한 체르노빌 원자로 4호기는 현재 특수 철제 덮개(사르코파구스)로 덮여 있어 방사능 유출을 막고 있습니다.
원자로 근처까지 접근할 수 있는 투어도 있지만, 강한 방사능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 동안만 머물러야 합니다.

 

3) 체르노빌 여행 시 주의할 점
체르노빌과 프리피야트는 특별 허가를 받은 가이드 투어를 통해서만 방문 가능합니다.
방사능 오염이 남아 있는 지역이므로 가이드의 지시를 철저히 따라야 하며, 특정 구역(특히 토양)에 직접 닿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방사능 측정기(도시미터)를 제공하는 투어도 있으며, 방문 후 방사능 수치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몸을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콜만스콥(나미비아) – 사막에 묻힌 다이아몬드 도시

1) 다이아몬드 붐과 사막 속의 도시
1908년, 나미비아 남서부 콜만스콥(Kolmanskop) 지역에서 다이아몬드가 대량으로 발견되면서 이곳은 단숨에 광산 도시로 성장했습니다.

독일 광부들이 이곳에 정착하며 유럽식 건물, 병원, 학교, 극장, 카지노까지 갖춘 고급스러운 도시가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1920년대 후반, 다이아몬드 광맥이 고갈되고 더 풍부한 다이아몬드가 남쪽 지역에서 발견되면서 광부들이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1950년대에는 완전히 버려졌으며, 이후 사막이 도시를 천천히 집어삼켰습니다.

 

2) 현재 콜만스콥에서 볼 수 있는 풍경
건물 내부에는 모래가 가득 차 있어, 마치 건물이 사막에 잠긴 듯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유럽풍 저택과 병원, 학교 등이 아직 남아 있지만, 문과 창문이 모두 사라지고 모래언덕이 건물 안까지 파고들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사막 위에 홀로 남겨진 건물들은 죽은 도시의 아름다움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령 도시로 손꼽힙니다.

 

3) 여행 시 유의할 점
나미비아의 강한 태양과 사막의 열기를 고려하여 충분한 물과 자외선 차단제를 준비해야 합니다.
사진을 찍기에 환상적인 장소지만, 건물 내부가 불안정할 수 있으므로 안전에 유의해야 합니다.

 

 

하시마섬(일본) – 폐허가 된 탄광 섬

1) 하시마섬의 역사
하시마섬(端島, Gunkanjima, ‘군함도’라는 별칭으로 유명)은 일본 나가사키 인근의 작은 섬으로, 한때 일본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곳이었습니다.

1890년대부터 미쓰비시(Mitsubishi)가 이곳에서 석탄 채굴을 시작하면서 번성했습니다.
1950~1960년대에는 탄광 노동자와 가족들로 5,000명 이상이 거주했으며, 학교, 병원, 상점 등이 들어서면서 완전한 도시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러나 1974년, 석탄 산업이 쇠퇴하면서 탄광이 폐쇄되었고, 주민들은 섬을 떠나면서 하시마섬은 유령 도시가 되었습니다.

 

2) 하시마섬에서 볼 수 있는 풍경
섬 전체가 거대한 콘크리트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줍니다.
거센 해풍과 태풍으로 인해 건물의 대부분이 심하게 훼손되었고, 일부는 무너진 상태입니다.
영화 007 ‘스카이폴’에도 등장하며, 일본에서도 가장 유명한 폐허 관광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3) 여행 시 주의할 점
하시마섬은 정식 허가를 받은 가이드 투어를 통해서만 방문 가능합니다.
오래된 건물이 무너질 위험이 있으므로 정해진 동선 외에는 이동할 수 없습니다.

 


유령 도시는 단순한 폐허가 아니라, 과거의 흔적과 역사를 품은 특별한 장소입니다. 체르노빌과 프리피야트는 원전 사고가 남긴 도시, 콜만스콥은 사막에 삼켜진 광산 도시, 하시마섬은 버려진 탄광 도시로 각기 다른 이유로 사람의 발길이 끊긴 곳이지만, 여전히 강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여행을 통해 과거의 숨결을 느끼고, 잊혀진 도시들의 이야기를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