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캉스를 즐기기 시작하면서부터 쭉 신라호텔이 너무 가보고 싶었다. 비싼 건 아는데 다들 돈값만큼 친절하고 맛있고 만족스럽다고 하니까 더더욱 궁금했었다. 하지만 가격이 진짜 어마 무시하긴 해서 눈치만 보다가 올해 결혼기념일을 핑계로 가자고 남편을 꼬셨다. 맛있어도 비싸서 맛없다는 남편, 눈감고 가격 생각 안 하고 즐기면 너무 좋았던 나다.
1. 최종 결제가
4월 10-11일 일요일 투숙이었고 당시 야놀자에서 신라호텔 예약 이벤트도 진행해서 베네핏이 제일 좋았다. 비즈니스 디럭스+ 조식+어반아일랜드+텀블러+신라베어까지 포함된 패키지를 513,500원을 토스 할인으로 498,330원 토스로 결제하고 토스프라임으로 12000원 돌려받았지만 토스프라임비 -5900원에 투숙 완료 후 야놀자 포인트 캐쉬백 5만 원까지 해서 체감가 최종 442,230원이다. 아마 이 가격보다 더 저렴하게 투숙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때는 어딜 뒤져봐도 이 이상 최선은 없던 것 같다.
2. 의식의 흐름대로
국내에서 5성급은 많이는 아니고 몇 군데 가보긴 했었지만, 가장 품격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라 생각한다(나름의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단점에 기록해둬야지).
발렛을 맡기면 짐을 도어맨 분이 다 맡아주시고 나중에 룸으로 다 올려주신다. 로비는 그 유명한 신라호텔 시그니처인 샹들리에로 빛나고 있었고 너무 화려하지는 않지만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은, 딱 적당한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하지만 로비는 내 기대보다 넓진 않았다). 일요일 투숙인데도 워낙에 사람들이 많아서 체크인 시간보다 40-50분 일찍 갔지만 30분은 더 넘게 기다렸다. 거의 2시 딱 맞춰서 체크인했고 뷰는 원하는 대로 영빈관이 잘 보이는 뷰를 받았다. 너무 엘리베이터 입구 쪽이라 방음이 걱정됐었는데 방음은 되게 잘됬던 것 같다.
룸서비스를 먹을 생각이었고 아기도 침대에만 있지 않을 테니 소파가 꼭 있으면 좋겠어서 기본디럭스가 아닌 비즈니스 디럭스 트윈을 예약했고 베이지+우드톤으로 로비처럼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욕실은 세면대를 기준으로 좌측은 욕조, 우측은 샤워부스, 변기존(?)으로 유리벽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화장실 자체는 막 넓진 않은데 그렇다고 좁진 않았다.
침구는 너무나도 폭닥폭닥 기분이 좋고 적당히 푹신했고 아기도 좋아서 뒹굴었다.
바로 옷을 갈아입고 어반아일랜드로 내려갔다. 역시나 직원 분들은 친절하게 자리까지 안내해주셨다. 자리를 모니터로 미리 보고 지정한 후 내려가기 때문에 편하다. 아기 구명조끼나 암튜브는 빌릴 수 있어서 가져가지 않았다. 아기 튜브와 비치볼은 가져가면 바람을 넣을 수 있다. 가자마자 치킨맥주세트(이건 한 7만원 했던 것 같다)를 주문했다. 남편에게 메뉴판을 보여주면 짜증낼 것 같아서 안보여주고 시켰다.(ㅋㅋ) 양이 진짜 많았는데 양념소스가 없어서 아쉬웠지만 비싸서 그런지 맛있었다. 아니 남기면 안 될 가격이다. 남아서 포장해서 숙소서 드시는 분들 도 계시던데 우리는 다 먹었다. 맥주를 더 마시고 싶었지만 참았다.
투숙한 날은 날씨 요정이 도왔는지 4월인데도 유난히 더울 정도로 따뜻해서 물놀이하기 너무 좋은 날씨였다. 수영장은 내가 사진으로만 볼 땐 되게 커 보였는데 실제로 보니까 솔직히 작았다. 물은 성인풀 유아풀 모두 따뜻해서 기분 좋게 수영할 수 있는 온도였고 유아풀이 더 따뜻했다. 도심 속의 수영장 느낌이 났고 되게 고급스럽고 멋졌다. 아기가 너무 좋아해서 우리도 좋았다. 아기가 올라가지 않겠다고 고집부려서 정말 좀 추워질 때까지 물놀이를 하고 올라와서 아기랑 욕조에서 목욕을 하고 잠시 쉬었다.
저녁으로는 회를 배달시키고 룸서비스로 갈비반상을 주문했다. 아기 먹이려고 갈비반상을 시킨 건데(물론 나도 맛이 너무 궁금했다) 아기가 그만 잠들어버렸다.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아서 아기 먹일 것만 빼두고 먹었다. 갈비 양이 진짜 소문대로 많아서 실컷 먹었고 된장찌개도 건더기가 실하고 맛있었다. 이상하게 밤에는 잠이 잘 안 왔다. 왜 그랬을까.
조식을 먹으러 일찍 내려가야 했는데 아기랑 오빠가 또 늦게 일어나서 늦게 내려갔더니 기다려야만 했다. 그런데 솔직히 조식은 내 생각만큼 맛있진 않았던 것 같다. 가짓수가 많은 것도 아니고 하필 내가 좋아하는 메뉴가 별로 없었어서일까 너무 맛있어서 또 먹고 싶고 그러진 않았다. 그런데 직원분들이 너무 과하다 싶을 만큼 친절해서 조금 민망할 뻔했다. 아기가 떼를 쓰며 울기 시작했는데 직원이 와서 민망하시죠 이러면서 뭘 도와주겠다 하는데 안 도와주셔도 그냥 달래면 괜찮아지는데 오히려 주목받아서 민망했다. 그래도 감사했고, 커피도 테이크아웃으로 한 번 더 챙겨주셨다. 아! 아기가 밥 먹을 때 그림 그리고 놀 수 있도록 크레파스 주시는 건 진짜 좋았다.
조식 먹고 나오는데 전날 없던 딸기쇼트케이크가 있어서 구매하고, 올라와서 잠깐 쉬다가 체크아웃했다. 아쉬운 점은 룸서비스 때도 아기 식기와 수저를 부탁했는데 까먹으시고, 수영장에서도 물티슈를 가져 다 달라고 했는데 안 갖다 주셨다. 전체적으로 친절한데 잘 까먹으시는 건지 좀 아쉬웠다. 무엇보다도 발렛을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짜증 나고 힘들었다. 겨우 차를 받았는데 짐을 안 실어주셔서 또 기다려서 정말 짜증이 났다.
어쨌든 전반적으로 좋은 경험이었지만, 우리는 도심 속에서의 호캉스가 맞는 편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양지에서 마음 편히 여유롭게 놀기보다는 도심 속에서 호화스러운 사람들 속에서 빠듯한 일정으로 소화하는 호캉스는 조금 피곤했다. 언젠간 더 여유로울 때 더 길게 숙박해보고 싶은 곳이다.
'소비로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시부 콧물흡입기 사용 후기 (0) | 2022.06.29 |
---|---|
농라리스타트 (구 농라수터)에서 대게사먹기(+대게 싸게 먹는 법) (0) | 2022.06.20 |
롯데리조트 속초 콘도스위트 더블 후기 (0) | 2022.06.17 |
아기랑 정선 하이원 워터월드 후기 (1) | 2022.06.15 |
네스프레소 시티즈 4달 사용 후기 (0) | 2022.06.14 |